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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그리드(Super Grid)를 통해 다가가는, 한·중·일의 에너지전환은?

다가오는 10월 23일부터 사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세계재생에너지총회가 개최된다. 올해로 8회를 맞이하는 세계 재생에너지총회는 재생에너지 분야 국제 비영리 단체인 REN 21과 개최
국 정부가 주최하는 국제 재생에너지 컨퍼런스로, 이번 KIREC의 주요 목적은 한국의 경험을 반영한 재생에너지 확산 모델을 전파하여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에너지전환을 선도하는 국가로
의 위상을 알리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한국은 에너지전환은 2017년 ‘재생에너지 3020’을 바탕으로 원자력, 석탄 화력의 비율을 줄이고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2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며 신규 설비용량의 95% 이상을 태양광, 풍력과 같은 청정에너지로 공급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재생에너지는 간헐성과 계통연계라는 문제점을 갖는다. 분산형 전원의 체제를 위해 각 지역에 태양광·풍력 등의 설비가 설치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설비는 변동성
에너지원으로 지역마다 다른 기상, 일사 조건 등의 환경적 한계가 있으며 생산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계통연계의 부족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미세먼지, 원자력 폐기물 등의 문제가 있
음에도 불구하고 석탄과 원자력 발전을 사용하는 이유는 꾸준히 전력공급이 가능한 안정성 때문이었다. 계통연계의 해결책이었던 ESS(에너지저장장치, Energy Storage System)는 2018
년부터 이어지지는 폭발, 화재 문제로 보급이 주춤한 상황이다.

또한, 탈원전과 탈석탄이라는 기존 에너지원의 사용을 중단하고 신규 에너지를 육성하는 정책은 발전 지역의 주민과 전력을사용하는 기업, 환경단체 등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논쟁으로 진척이 다소 더딘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국내에서만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더 넓은 시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지구는 둥글고, 공전과 자전을 반복하기에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는 햇빛이 들고 바람이 분다.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과 에너지를 부족한 지역에 전달할 수 있다면 재생에너지가 갖는 불안정성과 국가, 지역 간 에너지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발상으로 제안된 내용이 바로 ‘슈퍼그리드(Supergrid)’이다. 슈퍼그리드란 전력공급을 위해 구축하는 대륙 규모의 광역 전력망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유럽에서는 북해연안의 해상풍력, 육상풍력, 수력 등을 활용하는 ‘북유럽 슈퍼그리드(Nord Supergird)’와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태양-풍력을 활용하는 ‘남유럽-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 Supergrid)’ 사업을 추진 중이다.

유럽의 슈퍼그리드는 신재생에너지 이용 확대를 통해 EU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뿐만 아니라 단일전력시장(Internal Electricity Market) 구축을 통한 EU 복리후생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한-중-일 및 한-러 송전망 구축을 통해 러시아 극동지역 및 몽골고비사막의 청정에너지를 동북아 국가들이 공동 사용하여 ‘계통섬’이라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전력수급 불안정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나아가 동북아 역내의 긴장 완화에 기여한다는 비전을 갖고 2022년까지 일부 구간 착공 및 한-러 간 공동연구 완료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였다.

동북아시아의 패권을 다투는 한국, 중국, 일본은 인접한 거리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역사적 갈등과 복잡하게 얽힌 국가간 대립으로 인해 슈퍼그리드 정책의 진척이 느리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신기후체제라는 시대의 변화에서 시작된 화석연료의 종말을 대비하기 위해 언제까지나 갈등상태로 남아 있을 수는 없다.

[그림 . 북유럽 슈퍼 그리드 계획]출처 : DNV GL, 에너지로 바꾸는 세상 :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하여

본 기사에서는 국가 간의 정치적 문제를 배제한 채 한국을 둘러싼 중국, 일본의 에너지전환에 관한 현황과 정책 동향을 확인함으로써 동북아 슈퍼그리드 필요성과 의의를 알아보고자 한다.

1) 한국, 자원 의존량 多. 탈원전, 탈석탄의 압박

글로벌 에너지 기업 BP가 최근 발간한 '2018 세계 에너지 통계 보고서(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에서 지난해 우리나라의 발전량 중원전과 석탄발전 비중은 각각 26.0%와 46.2%로, 합계 72.2%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원전 및 석탄발전 비중이 각각 17.8%와 27.2%인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발전이 원전과 석탄발전에 쏠려 있는 이유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현저히 낮기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3020을 바탕으로 기존 국내발전량의 50% 가까이 차지하는 원자력과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와 LNG 연료 사용을 늘리고 있다. 앞선 3020 이행계획을 바탕으로 2019년 6월 확정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최대 35%로 올리고, 노후원전의 수명연장과 신규원전의 건설을 금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몇몇 국가에서는 이미 달성한 수치를 목표로 추진하는 한국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국제 사회의 노력과 비교하였을 때 다소 부족한 점이 있으며, 장기간에 걸쳐 실행되는 만큼 변동 가능성이 다분하다.

 

2) 일본, 고립된 섬 국가가 갖는 한계.

일본은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16년 일본의 에너지 자급률은 8.3%로 사상 최저였던 2014년의 6.0%와 비교하여 약간 상승했다. 하지만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이렇게 해외에 자원을 의존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에 에너지 수급에서 국제 정세의 영향을 받기 쉽다는 문제가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해외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원은 석유, 석탄, 천연가스(LNG) 등의 화석연료다.

1973년 제1차 오일쇼크를 시작으로 에너지 위기를 경험한 일본은 이후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자는 &에너지원 분산 전략&을 진행했다. 그러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모든 원자력 발전소가 정지하게 되면서 화력 발전소의 가동이 늘게 되었다. 결국, 2016년에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89%에 달하기도 했다. 이에 일본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화석연료의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게 되었다. 이를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중에서도 비교적 깨끗한 천연가스의 사용을 늘리고, 화력 발전의 고효율화에 의한 온실가스 저감 등의 노력이 진행됐다. 그 결과 온실가스 배출량

이 2013년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물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은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다.

 

3) 중국, 석탄 비중 최대와 동시에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 최대국.

세계 1위의 인구수를 자랑하는 중국은 그에 걸맞게 전 세계 최대의 에너지 소비국으로 2018년 중국에너지 총소비량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46.4tce (석탄 환산톤, tonne of coal quivalent)로 지난 5년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였다. 에너지 소비에서 석탄 비중은 59%로 높은 편이지만 2018년 재생에너지 투자액은 910억 달러인 반면, 원자력 65억 달러에 그쳤으며 2016년 기준 미국을 추월하여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최대 소비국의 자리를 차지했다. 중국은 재생에너지로 전체 발전량을 2020년까지 27%, 2030년까지는 35%를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2018년 중국의 태양광 발전량은 1,755억kWh로 전년 대비 50.8% 증가했으며, 풍력 발전량의 경우 21% 증가한 3,660억 kWh을 기록했다.

높은 석탄 비중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의 재생에너지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 정부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으로 과거 실크로드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를 거쳐 유럽권까지 중국의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의 시장 확대와 인프라 확보를 위해 중국의 에너지 소비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대일로 전략을 통한 LNG수급 라인 확보와 재생에너지 사업의 연계는 중국의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동북아시아 슈퍼그리드 사업이 추진될 경우 예상되는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효율적인 에너지 자원 이용과 안정적인 전력공급이다. 슈퍼그리드는 한국, 일본, 중국과 같이 경제발전이 고도화된 에너지 다소비 국가와 러시아, 몽골 등 경제발전은 이에 미치지 못하지만 광활한 국토와 풍부한 에너지원을 보유한 나라 간의 에너지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신기후체제에 대비하는 국가 간 통합에너지 수급 체계와 온실가스 감축이다. 효율적인 에너지 분배와 에너지 수급 안정화 이외에도 슈퍼그리드는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최대로 끌어올려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절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기술이 발달하면서 태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산업적 규모의 에너지를 대체하며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대기오염, 이제는 범국가적 차원에서 나서야 할 때이며, 동북아 슈퍼그리드 라는 에너지 협력을 통해 환경 문제도 해결할 수 있
을 것이다.

세 번째로 경제 및 산업 발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대규모 투자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한국의 전력설비 기업을 비롯한 송·변전 시설, 광역전력계통 등 관련 기업들은 사업의 기회와 함께 유리한 환경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특히 국가 간 전력망이 확대됨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클것이라 예상되는 고압직류(High-voltage, Direct Current, HVDC; 안정적이고 효율적이지만 변압이 어려워 송전에는 사용되지 않았음. 그러나 최근 기술 발전으로 직류 변압이 효율적으로 가능해지면서 장거리 고압 송전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음. 이는 같은 전압에서라면 교류보다 직류가 송전 중 전력손실이 적고 다루기도 편함)와 같은 분야의 경쟁력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섬과 대륙을 잇는, 대륙을 바다와 마주하게 하는 에너지 허브의 역할로 국가적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낮은 전기 요금과 경제 활성화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안정적인 전력 수급체계를 통해 전력 생산 비용을 낮추는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대규모 인프라 건설에 큰 비용이 소요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기 무역의 활성화로 비용이 낮은 지역의 저렴한 전기를 수입해 전기 요금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 몽골 지역 전기료보다 2~4배 정도 비싸며 한국, 중국,일본 등과 몽골, 시베리아 지역의 전기료는 최대 20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반면 전기료가 싸고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에서는 에너지 수출로 상당
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

슈퍼그리드 사업은 참여국들에게 많은 이점을 주는 사업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슈퍼그리드 구축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적지 않다. 특히 동북아시아는 영토 분쟁 등 세계 강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다수의 국가가 참여하는 거대 협력 사업인 만큼 각국의 정치, 경제, 사회적 상황에 따라 상충되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북아시아 국가 중 면적이 가장 작으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게는 동북아 슈퍼그리드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한국을 둘러싼 중국, 일본의 에너지전환에 관한 현황과 정책 동향과 슈퍼그리드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에너지전환이라는 변화에서 북한과 삼면의 바다로 고립된 한국, 섬이라는 지형적 한계를 가진 일본, 거대한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 막대한 비중의 석탄발전 필요로 하는 중국까지, 각 나라가 직면한 문제를 우리는 슈퍼그리드를 통해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R.E.F 14기 변 홍 균
bhg8656@gmail.com

R.E.F 15기 나 혜 인
nahyein991@naver.com

 

R.E.F 14기 변홍균  bhg865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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