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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 외길 인생 35년, 원기태 배관기능장의 히스토리
  • 한국에너지정보센터
  • 승인 2019.05.0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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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 기능장인 원기태 기능장. 원 기능장은 현재 대명 엔지니어링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한국GM 내에 있는 폐수처리장에서 폐수 처리, 장비 유지보수, 배관 관리까지 운영 전반에 관한 것들을 포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은 모두 4명. 3조 2교대로 근무하며 밤낮 없이 꼼꼼하게 설비를 관리하고 있다. 원기태 기능장은 용접기 관련 실용신안을 제출하고 특허를 준비하는 등 바쁜 업무중에 기술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원 기능장이 준비 중인 특허는 바로 가압부상조에 관한 것이다. 가압부상조란 폐수 처리 시 가압수를 이용해 슬러지와 맑은 물을 분리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즉 폐수에 약품을 투입하여 슬러지를 응집시키는데 이렇게 생기는 슬러지를 맑은 물과 분리해야 한다. 이 때 가압부상조를 이용해 가압수로 슬러지는 위로 띄우고(浮上) 맑은 물은 아래로 내려오게 하는 것이다. 원 기능장은 이 기술에 관한 특허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게 된 것은 업무의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2002년 설비가 노후하여 처리조를 교체했다. 그런데 당시 설치했던 장비들은 효율이 60%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현재는 90%로 효율이 높아졌다. 가압수 탱크, 펌프 사양 등을 개선하여 효율을 높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업무의 효율을 개선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특허를 준비하게 된 것이다.

 

보일러를 하나하나 뜯어가며 배운 배관 기술
이렇게 업무는 물론 기술 개발에도 열성적인 원기태 기능장. 원 기능장이 에너지 분야에 처음으로 발을 들인 것은 충주 직업훈련원에 입학하면서부터다. 1985년에 입학했으니 30년도 훨씬 더 되었다. 원 기능장은 충주 직업훈련원에서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여 철골구조분야에서 은상을 받았으며 대구, 전주등 지역 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이렇게 대회 경험을 쌓고 배관 분야의 자격증을 따기도 하며 본격적으로 배관분야에 입문하게 된 것이다.

원기태 기능장이 배관 기술에 대해 본격적으로 익히게 된 계기는 군 복무를 기술병으로 지원한 것이었다. 원 기능장은 군대에 배관 및 보일러병으로 복무하며 입대하자마자 사단장실에서 유틸리티 배관,보일러관 내부 수리 등을 담당하게 되었다. 물론 처음에는 기술에 대해 잘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보일러를 하나하나 뜯어가며 배우고 수리작업을 하다 보니 그 원리에 대해 스스로 터득하게 된 것이다. 이에 원 기능장 스스로도 실력이 가장 급 상승한시기를 ‘군대 기술병 시절’이라고 꼽았다. 군대에서 혹독하게 훈련하며 일을 익힌 데다, 직업훈련원 시절 철골구조물에 대해 공부하여 배관의 전개도를 다룰 수 있는 정도까지 된 것이다. 이에 보일러와 배관
분야에서 직접 현장에서 부딪혀가며 노하우를 얻을수 있었다.

 

배관기술은 3D 업종 아닌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분야

제조업에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고 각종 분야에서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는 요즘. 원기태 기능장은 배관분야의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원기태 기능장의 답변은 의외로 긍정적이었다. 그는 “배관 분야는 아무리 자동화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배관기술자는 없어서는 안 되는 직종입니다. 일상 생활만 보아도 가정에 보일러를 설치할 때 기계가 할수는 없습니다. 직접 사람 손이 가야 하는 고도의 작업이지요”라며 배관은 사람의 노하우가 핵심인 분야라고 강조했다.

원 기능장이 또 한 가지 강조한 것은 배관분야의 ‘확장성’이다. 이는 타 분야와의 연계성을 뜻한다. 즉 배관 분야는 단순히 배관뿐만이 아니라 냉동기, 가스, 에너지, 보일러, 열 관리까지 광범위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배관 기술을 익히면 연관 기술을 함께 배우게 되어 여러 가지 직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도 많아진다.

물론 원 기능장이 이제껏 겪어왔듯 배관이 쉬운분야는 아니다. 원 기능장은 “배관에 대해 처음 배울때는 어렵고 힘들다 하지만, 배워 놓고 나면 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덧붙였다. 원 기능장에 의하면 특히 배관에 대해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계 분야를 배우게 된다고 한다. 즉 배관의 원리를 알면 펌프나 장비 등이 어떤 원리에서 작동되는지, 그에 따라 배관을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지 그 방법까지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원 기능장은 하나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회사에서 2억가량 하는 절삭유 처리 장비를 구입한 적이 있다고 한다. 2006년 네덜란드에서 수입한 장비였는데, 어느 날 장비가 고장 나 맞는 부품이 없어 애를 먹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원 기능장이 국내에 있는 유사 부품을 장비에 맞게 호환시켜 다시 가동시킬 수 있었다. 이에 장비 수명이 길어져 다른 회사에서는 보통 5년 내에 고장으로 폐기하는 장비를 15년 넘게 사용한 것이다. 배관, 장비에 대한 노하우와 이해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원 기능장은 이러한 이야기를 사례로 들며 후배들의 인식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배관 분야는 어렵고 힘든 분야라는 고정관념도 버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배관분야 역시 기술이 발전되고 고도화되면서 원리만 알면 편하게 근무할 수 있는 것이 이 분야라는 것이다. 이에 원 기능장은 배관분야에 대해 자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임할 것을 강조했다.

 

배관분야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대부분의 제조분야가 그러하듯 책 위의 활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무’다. 그런데 숙련된 현장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원 기능장은 이렇게 숙련자의 노하우가 사라져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대학에서 배우는 이론 공부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숙련자의 현장실무와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에서는 교수 채용 시 석ㆍ박사와 같은 학위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원 기능장은 현장에서 오랜 숙련과 노하우를 가진 사람이라면 학위에 제한없이 실무, 실기 위주의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오랜 기간 현장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들의 수는 점차 줄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 세대에게 한 명이라도 더, 하나의 기술이라도 더 전수해주는 것이 배관 분야 발전에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원 기능장은 “후진 양성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현장 전문가들이 음지에서 나와 인정도 받고 기술도 전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람의 머리와 손에 남아있는 기술은 다음 세대에 전수되지 않으면 그 사람 대에서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배관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많은 기술자들의 노하우와 기술이 후배에게 전수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진을 양성하고 또 배우는 삶
이러한 신념으로 원기태 기능장은 주말에 군장대학교와 강호항공고등학교에서 산업설비분야의 기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원 기능장은 특히 강호항공고등학교에서 남다른 신념으로 교육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전북 고창에 위치한 강호항공고등학교는 우주항공분야의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특성화학교다. 전국 단위 학생 모집으로 내신성적이 30~40%이내의 상위권 학생들이 입학하여 항공분야 및 공기업, 공무원 등 취업을 준비하는 인재를 배출하고 있는 곳이다. 2016년부터 산업설비분야를 지도하시면서 서부발전, 남부발전, 중부발전, 한수원 공기업 및
특성화고 공무원(교육청, 도청)분야에 취업하는데 큰 이바지를 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선생님이지만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아버지처럼 학생들을 열성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실제로 강호항공고등학교에서 최초로 여학생 2명이 들어왔는데, 더울 때는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아빠와 같은 마음으로 가르치면서 처음에는 용접기만 봐도 못하겠다며 도망가던 아이들을 결국에는 자격증 취득에 성공시키기도 했다.

원 기능장이 아이들을 교육할 때 강조하는 것은 자신만의 노하우와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항공고등학교에서는 1학년 때 외부 기관에서 배관기술을 배워보는 수업이 있다고 한다. 어느 날은 아이들이 교육을 다녀온 후 선생님이 알려준 기술과 다른 곳에서 알려준 기술이 다른데 어떻게 해야 하냐며 질문했다.

이에 원 기능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기술자는 여러 기술을 알고 있지만 전수해 주는 기술의 원리는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여러 기술 중 스스로 어떤 기술을 사용할 때 자신에게 더 편하고 효율적인지 찾고 맞춰가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 사람만의 노하우가 되기 때문이다.” 원 기능장의 교육 철학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마지막으로 원기태 기능장의 목표에 대해 물어보았다. 원 기능장의 첫 번째 목표는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가 되는 것, 둘째는 명장에 도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금도 기술을 익히고 있다. 또한 배관기능장협회에서 봉사활동으로 후배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할 계획이다. 원 기능장은 “후배들이 배우고자 하는 배관 기술이 있으면 도움을 주고 싶다. 그런데 사실상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학생들을 통해 배우게 되는 점도 많다. 이에 앞으로 스스로 더욱 성장하고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한국에너지정보센터  kecent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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