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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코리아 - 끝나지 않은 플라스틱과의 전쟁 -

중국은 수년간 재활용 쓰레기를 최대로 수입하는 나라였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지난해 7월 중국은 WTO에 서한을 보내 종이와 플라스틱 등 24종 쓰레기를 더 이상 수입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수입 금지를 발표하기전까지 전 세계 쓰레기의 절반 이상을 처리해오던 국가였기 때문에 쓰레기를 처분해야 하는 주요 창구가 갑자기 사라진 것을 의미한다.

[그림1. 폐플라스틱류 수입량 변화]출처 : 중앙일보

이로 인해 우리나라가 겪게 되는 일은 무엇일까?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의 재활용 쓰레기가 한국으로 몰리고 있다. 올해 1~2월 플라스틱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의 3.1배였지만, 수출량은 3분의 1로 급감했다. 한국이 폐플라스틱의 순수입국이 된 셈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필리핀으로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를 불법으로 수출하는 바람에 다시 우리나라로 폐기물이 되돌아온 사건도 있었다. 이는 우리나라가 폐기물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 사건들이 일어난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우리나라 자체가 플라스틱을 많이 소비하는 국가이다. 1인당 플라스틱 폐기물 연간 발생량은 2016년 기준 132.7kg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플라스틱 공화국"이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니다.

[그림2. 플라스틱폐기물 발생량 현황 및 실태]출처 : 서울특별시

하지만 재활용처리 과정에서는 여기저기 문제가 있었기에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금부터 그 문제점을 하나씩 알아보자

 

1) 분리배출과 생산과정상의 문제

플라스틱 선별장에서는 재활용 불가능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매일 목격된다. 비닐 속 음식물 쓰레기서부터 페트병 속 담배꽁초 등 이물질이 들어있는 경우가 대표적인데, 이 경우 재가공이 아예 불가능하여 곧장 소각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 선별장에서는 일일이 이를 수작업으로 골라내는데, 이 과정에서 인력과 인건비가 많이 들어간다. 전체 재활용 쓰레기 중 이와 같은 이물질이 들어있는 비중은 무려 40%. 재활용품이 제대로 재활용되지 못하는 큰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건 비단 소비자만의 탓만은 아니었다.

재활용 표시가 있어도 소용없는 경우도 있다. 바로 재활용을 고려하지 않은 생산방식 때문이다. 국내에는 유색 페트병의 비율이 높은데, 유색 페트병은 재활용하는데 인력과 시간, 비용이 더 들어 사실상 폐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커피의 경우, 컵과 뚜껑, 빨대 등이 모두 다른 재질로 돼 있어 선별업체에서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오히려 투명하고, 재질에 통일성이 있는 수입산 플라스틱이 재활용업체에서 선호된다. 이에 국내산 폐플라스틱은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고, 재활용업체들도 이를 수거하기를 꺼려한다. 폐플라스틱 수입증가의 원인이 바로 이곳에 있던 것이다.

[그림3. 생산단계서부터 재활용 어렵게 제조되는 제품들]출처 : 조선일보

 

2) 제도와 수거구조 상의 문제점

한편 재활용업체들은 현실과 먼 EPR지원금 문제를 꼬집었다.EPR(생산자책임재활용) 제도는 제품이나 포장재 폐기물에 대해 생산자가 일정량의 재활용 의무를 지고, 이를 위해 분담금을 내도록 하여 폐기물 재활용업체를 지원하는 제도이다. 국내 대부분의 재활용업체는 영세한 상황이기에, 지원금 부족은 곧 재활용 수거에 차질을 빚게 된다.

EPR제도가 시행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소비패턴의 변화로 생산업체의 유색이나 혼합 재질의 포장재 등은 EPR 지급 품목으로서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생겼다. 그러다 보니 점점 재활용율이 낮은 폐플라스틱은 늘어났다.

게다가 재활용분담금은 출고량의 60~80% 수준에 불과한데다 품목별로 상이했다. 비닐의 경우,재활용폐기물 대란 당시 출고량의 65%밖에 지원을 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결국 재활용업체를 지원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원금이 없으면 선별업체들은 생산비용의 절반, 심하게는 1/10 가격만 받고 재활용 폐비닐을 재활용업체에 판다.

그동안 선별업체들은 캔, 플라스틱 등 EPR 지원금이 충분한 품목에서 얻는 이득으로 폐비닐 재활용에서 오는 손실을 메꿔왔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판매 가격이 더 떨어지면 수익을 내기 힘들어 아예 폐비닐을 수거 거부한 사태가 생긴 것이다.

재활용쓰레기 수거구조 또한 문제였다. 아파트에서는 대부분 민간 수거업체들과 계약을 맺어 판매 대금을 받고 재활용품을 넘겨왔다. 이는 분리수거가 잘되던 아파트 측에서 재활용품 직접 처리를 요청했고, 지자체도 수거 부담이 준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이유였다. 하지만 민간 재활용 업체들의 경우, 재활용폐기물 가격에 민감하게 움직였다.

2016년의 경우, 유가하락때는 스티로폼을 수거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2018년 폐기물대란 때 민간업체가 수거를 중단하자, 아파트의 재활용쓰레기 수거를 두고 지자체와 아파트단지 주민들과 실랑이를 벌인 것도 이런 구조 때문이었다.

 

3) 매립과 소각도 막막.. 불법투기 성행

미처 재활용되지 못하는 쓰레기들이 결국 향하는 곳은 소각장 아니면 매립장이다. 하지만 소각이나 매립 모두 상황은 녹녹치 않아 보인다. 이는 해마다 15%씩 늘고 있는 폐기물처리비용 때문이다. 수출길이 막힌 것 또한 원인이었다. 이에 폐기물 처리를 아예 포기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폐기물 불법투기가 전국적으로 성행했는데, 브로커들이 업체들에게 싸게 처리해주겠다며 폐기물을 넘겨받은 뒤 불법투기를 한 것이다. 이런 불법 쓰레기는 전국적으로 100만여 톤에 달한다.

소각이나 매립을 하려해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바로 재활용처리시설에 대한 환경규제에 의해 증설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각장만해도 다이옥신배출기준 적용에 따라 16년도 419개소에서 17년 395개소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또한 최근 미세먼지 악화로 고형연료를 소각하는 열병합발전소 등의 시설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면서 재활용의 길은 더욱 좁아졌다. 이런 활로가 막히게 되면 결국 매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국의 매립용량을 보면 이는 결코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생활쓰레기 매립양은 발생량의 16년 기준 15%인 32000톤이지만 이 수치대로라면 국내 매립지 잔존수명의 30년도 채 안 남았다. 하지만 폐플라스틱 수입이 늘면서 국내 폐플라스틱은 갈 곳을 잃고 있고, 결국 매립이나 불법 방치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 실태이다.

[그래프1. 국내 매립지 잔존 수명]출처 :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폐기물 대란에 직격탄을 맞은 국가는 우리나라 뿐이 아니다. 많은 유럽국가, 미국, 일본 등도 폐기물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EU의 경우 플라스틱의 반을 페플라스틱으로 수출하는데 이 중에서 85%를 중국으로 수출해왔고, 영국도 2012년부터 폐플라스틱의 2/3을 중국과 홍콩으로 수출하였고. 아일랜드의 경우 특히 의존도가 높은데 폐플라스틱의 95%를 중국으로 수출해 왔다.

1월부터 전격 시행됐으며 중국 데이터에 따르면 플라스틱, 종이, 금속류 등 고체 쓰레기는 지난 1분기 수입량에 비하여 54% 줄어들었다고 발표하였다. 2018년 1월과 2월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폐플라스틱 양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 약 92%나 감소되었다. 한편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재활용 쓰레기 수입량은 급증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경우, 올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로 수출한 쓰레기 양이 각각 500%와 150%로 증가하였고, 그 외 태국, 베트남 등 국가로의 수출량도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이렇게 중국의 수입중단에 따라 많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으며, 이에 대하여 선진국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EU는 플라스틱 사용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영국은 동남아시아에 쓰레기를 수출하는 방법을 검토 중에 있으며 미국은 중국에 이 조치를 철회해줄 것을 강하게 요구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하여 중국은 "일부반입 금지 품목을 조정할 순 있지만 제한 자체를 철회할 계획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하여 쓰레기 수입 거부를 하였다고 하여 중국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환경을 생각하여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였지만, 이는 자재 가격 인상을 불러왔다. 그리고 중국 플라스틱 업계에서 자신들의 폐플라스틱 사용율은 1/4이다. 기존까지는 상당부분을 외국에서 사들인 폐플라스틱에 의존해왔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에는 현재 완전하고 법적이며 통제된 재활용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수입에 의존해오던 플라스틱 업계도 비상에 걸린셈이다. 이러한 변화에 맞서 각 국가는 플라스틱 및 폐기물을 줄이기 위하여 총력을 다하고자 하고 있다. EU의 경우 포장지침을 개정하고 세금 부과 등의 방법을 통해 단계적인 일회용 비닐의 사용량을 줄이고 힘쓰고 있고, 미국 하와이와 호주 등에서는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 금지를, 독일 베를린의 슈퍼마켓인 '오리지널 엔퍼팍트'와 이탈리아의 일부 식료품 마트에서도 포장재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2000년대 들어 일회용 봉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고, 2008년 스페인에서 7월 3일을 '일회용 봉투 없는 날'로 지정해 매년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핀란드 등 전세계 40여 개 나라에서 이날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비닐을 포함한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각 국가마다 대처 방법은 다르다 .하지만 중국의 쓰레기 수입 중단 결정은 전 세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재활용 쓰레기 산업을 수면 위로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를 계기로 각 국가마다 재활용 쓰레기 처리에 대한 제도적인 변화가 있어야 될 것 같고 더불어 재활용 쓰레기 문제가 지역,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분명한 국제적이라는 것을 인지하여야 할 것이다.

폐기물 처리문제에 대하여 우리 국민 대부분은 중국 탓을 하는 등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고, 다른 선진국 또한 중국이 아닌 다른 개도국으로 소위 '쓰레기장'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한계를 지닌다고 본다. 이는 사회 구성원의 적극적인 행동 변화를 요구하지 않고 더불어 이는 국제적인 환경문제로의 책임의식을 찾기란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우리나라가 본받아야 할 쓰레기 관리에 적극적인 나라가 있다. 이는 바로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물품을 재활용하고, 쓰레기를 소각하는 관습이 있다. 이러한 관습은 오래동안 이어져 세계최고의 쓰레기 재활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유럽 연합 통계청에 따르면 매립되는 쓰레기는 전체 쓰레기양의 1%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유럽 연합의 38%, 미국의 54%에 비하면 매우 적은 양이다. 스웨덴의 일반가정에서 철저하게 분리 및 배출되고 있는 종이,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유리 등은 원료 또는 새로운 제품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음식폐기물은 퇴비로 만들거나 화학공정을 거쳐 바이오가스로 변환시킨다.

나머지 폐기물은 소각 처리되어 전기, 난방 등의 에너지로 전환된다. 이처럼 스웨덴은 자원순환형 국가로 사람의 생활이나 산업활동에서 사회 구성원이 함께 노력하여 폐기물의 발생을 억제하고, 발생된 폐기물은 물질적으로 또는 에너지로 최대한 이용함으로써 천연자원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스웨덴처럼 자원순환형 사회의 확립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환경부는 자원순환사회를 만들기 위해 2018.1.1.부터 자원순환기본법을 시행했다. 여기에는 순환자원인정, 제품 순환이용성 평가, 자원순환 성과관리, 폐기물처분부담금 등에 관한 새로운 내용이 담겨졌다. 이는 생산부터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억제하고,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내용들이다.

이처럼 인류를 넘어 자연을 위협하는 쓰레기 문제에 직면한 우리나라는 폐기물 처리에 지속가능적이며 친환경적인 정책을 새롭게 시행하고 있다. 향후 국가 정책에 부합되는 자원순환형 사회구조체제로 가기 위해선 생활폐기물을 대상으로 한 각 지자체별 자원순환성 트렌드 평가의 결과를 활용하여 매립과 소각에 비중을 두고 있는 지자체들을 파악하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구조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또한 국내에서는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으며 폐기물을 에너지 생산에 이용하는 "폐자원에너지화사업"에 필요성이 강조되고 이에 대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폐기물 대란을 본 국내에서는 생활계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에 대한 물리화학적 특성, 지역 및 국가의 특성에 따른 폐기물 에너지원으로서의 활용에 대한 깊은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록 중국의 폐기물 수입 중단으로 인한 폐기물 대란에 대한 발 빠른 대응과 대책은 늦었지만, 자원순환기본법 시행을 통해 폐기물 처리방식을 개선하고 생활폐기물을 자원화하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환경오염과 자원고갈 위기에 더불어 아시아 국가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인구증가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천연자원의 고갈과 '폐기물로 인한 2차 오염'이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러한 문제를 이제 우리나라는 폐기물 문제를 국내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환경문제로 바라보며 폐기물 처리에 대한 시스템을 완전히 구축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넘쳐나는 쓰레기를 어디에 처리할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우리가 생산하고 처리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문제부터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쓰레기와 책임, 위험의 분배가 얼마나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매일 쓰레기를 버리는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몫이다.

 

R.E.F 13기 윤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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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 15기 김성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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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 15기 배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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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 13기 윤지혜  1998wlg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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