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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에 할 일이 많아 행복 … 훈훈한 세상 만들고 싶어대한민국명장 - 이충호

30여년 한 회사에 근무하며 에너지 절감ㆍ공정 개선 앞장
2008년 명장에 올라 … 국가자격증 16개도 보유

“사무직에서 퇴직한 분들이 저를 많이 부러워해요. 제가 도와줄 일이 더 많다면서요. 기술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지만 아직 멀었어요. 제가 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30여년 한 회사에서 근무하며 에너지 절감ㆍ공정 개선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명장에 오른 이충호 보일러 명장(63세). 보일러 분야 최고의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이 명장은 퇴직 이후, ‘나눔’의 삶으로 충만하다. 퇴직 후 할 일을 찾다보니 주변에 그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보일러 분야는 봉사할 일이 많아 좋아요. 가정용 보일러는 보온ㆍ단열재가 벗겨져 있는 경우가 많아 열 손실이 엄청난데, 수리하면서 어르신들에게 보일러 사용법도 알려드립니다. 저에게는 쉬운 일이지만, 어르신들은 정말 고마워해요. 이럴 때면 제 일이 참 감사하고 보람을 느끼지요.”

 

우연히 공병대에서 만난 보일러

이 명장은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장남으로 집안을 돕기 위해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결심했다. 보일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공병대에 입대한 덕분이었다. 다양한 중장비를 다루면서 기계에 재미를 붙였다. 전기를 일으키는 발전기에 관심이 생겨 발전병으로 복무했다.

“기술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는데, 군에서 배운 기술이 평생의 업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어요.”

제대 후에는 발전기 보다는 보일러 기술이 귀하고 대우가 좋다는 말을 듣고 보일러 분야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는 보일러 기술자가 공무원에 비해 봉급이 두 배라는 말을 듣게 됐다. 열심히 노력해서 자격증을 취득했더니 취업할 곳도 많아졌다.
보일러 자격증을 따자마자 울산에 있는 회사에 취직했다가 가축 사료를 만드는 (주)우성사료에 입사했다. 이곳에서 30년 넘게 일했다. 성실함과 손 기술로 인정을 받은 이 명장은 보일러 관리로 원가절감은 물론, 에너지 공정 개선에 힘써 산업 포장을 받기도 했다.
회사가 커지면서 국내외 공장 증설에 설비담당으로 참여했다. 원료를 삶거나 찌고 멸균ㆍ숙성 과정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고 그에 맞는 설비가 뒤따라야 했다. “에너지 재활용 시스템 개발, 생산원가 절감 방안 등을 제안하고 설계해 에너지 공정을 개선하는 데 성과를 올렸어요.”
이 명장은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주경야독. 야간대학에 입학해 일과 공부를 병행했다. “좀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공부가 더 필요했어요. 당시 대학에서 학내 건물을 관리하는 조건으로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었어요.”

 

몸에 밴 성실함 … 주경야독하며 공부

이 명장은 자신은 ‘행운아’라고 웃었다. “제가 일 할때는 우리나라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시기라 보일러 기술을 요구해 큰 어려움 없이 회사 생활을 할 수 있었어요. 요즘은 보일러 기술의 중요성이 덜한 것 같은데, 이런 면에서 저는 행운아에요.”
행운아라고 말하지만, 명장에 오르기까지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는 성실함이 몸에 뱄다. 소방설비기사, 대기환경ㆍ위험물ㆍ열관리ㆍ전기공사 기능사 등 국가자격증을 16개나 보유하고 있다. “보일러 유지 관리를 하려면 기름이나 가스 저장 및 관리법을 알아야 하고 연기와 폐수를 다루기 위해서는 환경 쪽 지식도 필요했어요. 근무 연수가 늘어날수록 일하는 범위가 넓어져 알아야 할 것도 많아졌고요.”
2008년 그는 명장에 올랐다. “2005년 전국기능장 모임에 갔는데 그곳에서 ‘명장’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어요. 격년제로 명장 신청을 받는데, 2006년에는 서류 미비로 놓쳤어요.” 2008년에 제대로 준비해 기계 분야 보일러명장에 선정됐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관련 설비의 유지 보수 업무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보일러 설비 개선에 앞장선 그는 행정자치부장관 표창(1998년), 산업자원부장관 표창(2007년), 산업포장(2012년) 등 보일러 산업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학생들에게 길잡이 되고 싶어”

2012년 (주)우성사료를 퇴직한 이후에는 후학 양성과 사회봉사에 여념이 없다. 호산대 석좌교수와 대한민국 산업현장 교수를 맡고 있다. 대한민국명장회 대경지회 봉사단을 만들어 체계적인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후학 양성에 열정적이다. 그를 필요로 하는 학교를 찾아 학생들에게 에너지를 어떻게 관리하면 되는지 노하우를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한 번은 중고등학교에 강의를 간적이 있어요. 대학생과는 또 다르더군요. 학생들이 얼마나 생생하던지. 옛날 생각도 나고요. 학생들이 제 자식보다 어리니까 애정도 가고, 산업현장 이야기도 많이 해주고 있어요.”
이 명장은 자신처럼 기술인이 되고자 하는 후배들이 모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요즘 고용 절벽이라고 할 만큼 취직이 어렵잖아요. 청년실업 문제는 특히 심각해요. 후배들이나 젊은이들에게 기술의 중요성을 전해주고 싶어요. 저를 만나고 싶어 하는 후배들이 많아요. 저 또한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사회에 따뜻한 온기 전하고 싶어”

그는 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데도 열성이다. 바쁜 일정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사회봉사에 나선다. 이 명장은 “훈훈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 명장은 독거노인이나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 보일러를 놔 주거나 노후 보일러를 교체해 주는 봉사를 한다. “요즘 어렵게 사는 이들이 많아 기름보일러를 뜯어내고 연탄보일러를 교체해 주고 있어요. 오히려 시골보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더 심각해요. 연탄보일러를 놔 주고 돌아오면 그렇게 기분이 좋고 뿌듯할 수가 없어요.”
이 명장은 봉사를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살아가는 기쁨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봉사가 이렇게 뿌듯하고 행복한지 몰랐어요. 힘 닿는 대로 하고 싶어요. 항상 낮은 자세로 봉사하는 마음으로 후배들에게 재능기부를 하고, 국가 에너지 절약에도 이바지 하고 싶어요.”

에너지설비관리  kecent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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