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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가는 리유저블 컵, 이대로 괜찮을까?

스타벅스의 리유저블 컵 데이

지난 9월 28일,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01)을 기념하기 위해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하루 동안은 전국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음료 주문 시, 50주년 기념 특별 디자인이 적용된 리유저블 컵에 음료가 제공되었다. 이는 커피를 통해 스타벅스의 지속가능성과 일회용 컵사용 절감이라는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행사로,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싱가폴, 홍콩, 대만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함께 진행되었다.

[자료 1.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출처 : 파이낸셜뉴스

많은 고객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이렌 오더 주문과 동일하게 1회 최대 20잔의 제한을 두었다. 이전 스타벅스 행사와 마찬가지로 해당 행사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는데, 사이렌 오더 주문 앱의 동시 접속자가 8000 명에 육박하면서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또한, 매장에서는 길게 이어진 줄을 볼 수 있었으며, 빠르게 컵이 매진되었다. 이러한 폭발적인 인기는 SNS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과 관련된 해시태그와 행사 참여를 인증하는 게시물이 넘쳐났다. 스타벅스는 행사 이후에 더 많은 고객이 다회용컵 사용에 참여할 수 있도록 권유할 예정임을 밝혔
다. “환경을 생각하는 특별한 음료 한 잔”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진행된 해당 행사는 폭발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비판적인 평가를 피할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해당 행사를 두고 그린워싱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문제점 1. 다회용 컵의 기능 상실

텀블러, 콜드컵 등 다회용 컵은 스타벅스를 포함해 다양한 브랜드 카페에서 출시되고 있다. 다회용컵 증정 이벤트를 통해 소비를 자극하는 마케팅도 활발하다. 특히, 스타벅스의 경우, 자체 MD 상품을 출시하여 매번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MD 상품 매출 규모 역시 상당한 수준이다.
스타벅스는 많은 이용자만큼이나 매니아층이 탄탄한데, 이 때문에 한정판 MD 상품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이번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에서도 ‘오픈런’과 긴 줄을 볼 수 있었으며, 심지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돈을 주고 컵을 거래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증정된 리유저블 컵은 다회용 컵으로써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수집품으로 전락해버렸다. 다회용 컵이 사용 목적이 아니라 수집 목적이 된다면, 더 이상 친환경제품이라고 할 수 없다. 다회용 컵은 제작 및 세척, 폐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비교했을 때, 제조 전단계, 폐기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리유저블 컵에서 훨씬 높았다.

리유저블 컵은 일회용 컵보다 약 3.5배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컵으로써 사용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환경오염에 일조하는 셈이다. 행사 하루 동안 130만 개의 컵이 제공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정말 다회용 컵으로 기능하게 될 컵은 몇 개나 될까.

[자료 2. 스타벅스 MD 상품 매출액]출처 : 중앙시사매거진

 

문제점 2. 낭비를 이끄는 행사

리유저블 컵과 빨대는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폴리프로필렌 소재로 만들어졌다. 이 점을 고려해보면, 해당 행사는 일회용 컵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또 다른 플라스틱을 만들어낸 것이다. 쓰레기를 만들고 자원을 낭비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한정판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정판 MD 상품은 고객들의 소비 욕구를 크게 자극할 수 있으며, 이는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해당 행사가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마케팅은 결국 환경에 불필요한 소비를 이끌어 낼 뿐이다.

[자료 3. 리유저블 컵과 일회용 컵의 온실가스 배출량 비교]출처 : 오마이뉴스

게다가 이번 행사는 차가운 음료용, 따뜻한 음료용의 두 가지 리유저블 컵을 증정했다. 이를 모두 갖기 위해 일부러 음료를 두 잔 마시는 경우도 많았다. 수집용으로 받은 경우라면 두 배의 낭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해외 스타벅스는 어떨까

국내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와는 달리 다른 나라에서 이루어진 행사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 중남미, 중동에서는 재사용이 가능한 컵을 가져오면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일본에서는 재사용 컵을 가져온 경우, 110엔(약 1200원) 할인해주었다.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국내 스타벅스 행사는 부족한 점이 많다. 가장 아쉬운 점은 원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회용 컵을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 컵의 사용을 늘린다는 것은 이상적이지만,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 다회용 컵 제공이 실질적인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너무 부족했다.

그 결과 이번 행사는 다회용 컵 뿌리기에 그쳐 버렸다. 물론 개인 컵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300원 할인해주는 제도가 있지만,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개인 텀블러에 음료를 제공하는 것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개인 컵 사용 활성화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스타벅스와 친환경

이번 논란과는 별개로, 스타벅스는 친환경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2018년에는 종이 빨대를 도입하여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없앴으며, 비닐 포장재 역시 친환경 소재의 포장재로 대체하였다. 올해, 스타벅스는 탄소 감축을 위한 지속가능성 중장기 전략인 ‘Better Together’ 프로젝트를 발표하였고, 2025년까지 전국 매장에서의 일회용 컵 사용을 전면 중단하고 다회용 컵 사용 확대할 것임을 밝혔다. 실제로, 7월부터 제주 내 4개 점이 일회용 컵 없는 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또한 친환경 MD 상품도 출시했다.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매장에 버려진 플라스틱 컵과 투명 페트병을 활용하여 가방, 쿠션, 파우치 등의 제품을 선보였다. 친환경 식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도 있다. 국내 스타벅스는 지난 2월에 식물성 재료로만 이루어진 제품을 선보인 바 있으며, 9월에는 식물기반 대체 우유인 ‘오트 밀크’를 기본 선택 옵션으로 도입하였다. 대체 우유는 축산으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식물을 기반으로 한 대체 상품을 지속적으로 강화하여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이 스타벅스의 입장이다.

 

올바른 환경 마케팅

환경 마케팅에 있어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다. 그것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까지 생각해야 한다. 목적과 과정, 결과가 모두 친환경적이어야 성공적인 환경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스타벅스의 리유저 블 컵 데이 행사는 목적과 달리 결국 친환경적이지 못한 결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비판을 받는 것이다.

해외 스타벅스처럼 판매보다 할인에 집중해 다회용컵 사용을 이끌어 내는 것이 필요했다. 올바른 환경 마케팅은 단순히 고객의 욕구나 수요 충족에 초점을맞추는 것이 아니라 환경보호를 위해 기업이 책임감을 가지고 제품을 제조 및 판매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스타벅스의 인기와 영향력을 생각하면, 이번 행사는 비판받아 마땅했다. 스타벅스의 브랜드 평판지수는 타 브랜드와 비교하여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스타벅스의 행보는 타 브랜드에서 주목할 수 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치게 되어있다. 만약 이번 행사가 비판 없이 지나갔다면 다른 기업에서도 이번과 비슷한 보여주기식 환경 마케팅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이번 이슈를 기점으로 스타벅스를 포함하여 많은 기업에서 올바른 환경 마케팅이 이루어지는 것을 기대해본다.

[자료 4. 폐플라스틱을 재활용 한 스타벅스 MD 상품]출처 : 서울경제

R.E.F 19기 최 혜 연  stib12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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