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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제주, 사실은 쓰레기 섬?

제주는 지금 쓰레기 포화 상태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이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수와 항공기 운항 편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제주공항의 활주로 이용률은 97.9%로, 국내 공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제주도는 관광지로서 더욱더 성장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제주 제2공항 신설 논의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청정 제주라는 이미지와는 다른 속사정을 도내 매립장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사진 속 장소는 제주 봉개매립장으로, 이곳을 가득 메운 하얀 비닐의 정체는 압축 쓰레기이다. 쓰레기 처리가 어려워 임시방편으로 해 놓은 것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비닐 쓰레기가 대량 발생한다.

[자료 1. 제주도 봉개매립장]출처 : 제주의소리

넘치는 쓰레기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해외로 몰래 수출하는 사태도 등장했다. 필리핀 민다나오 섬에 불법 수출된 쓰레기가 이슈화되어 국제 문제로 번지자 이를 다시 한국으로 반송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제주도 내 폐기물 처리시설은 대부분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제주시에 위치한 봉개, 서부, 동부 매립장의 경우는 이미 사용수명을 다했고, 2019년 가동을 시작한 동복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매립장을 제외하고는 다른 매립장도 여유 용량이 얼마 남지 않아 2030년 안으로 사용기한이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색달, 남원, 성산, 표선 매립장의 잔여 용량은 각각 1%, 6%, 6%, 10%로, 서귀포시 매립시설포화 사태에 따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기존 매립장의 수명이 다하면, 동복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에 쓰레기 몰림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2년간 동복 매립장의 매립량은 꾸준하게 증가하여 2020년에는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쓰레기가 매립되었다. 이러한 상황이 유지된다면 동복 매립장의 사용기간은 예상보다 더 앞당겨질 것이다.

[자료 2. 제주도 쓰레기 매립시설 현황]출처 : 주간조선

 

제주도는 왜 쓰레기 섬이 되었나

제주도는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가용면적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폐기물 매립에 한계가 있으며, 지리적 특성상 폐기물을 다른 지역으로 운반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증가하는 유입 인구는 폐기물 증가로 이어져 폐기물 관리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자료 3. 2015년 지역별 1인당 1일 생활폐기물 배출현황]출처 : 환경부 환경통계포털

또한, 관리적 어려움에 앞서, 발생량 자체도 문제 요인이다. 가정 생활폐기물의 경우, 타지역과
비교했을 때 제주지역의 1인당 하루 배출량이 상당히 큰 수준으로 나타난다. 건설폐기물 발생 비중 역시 제주지역에서 압도적으로 높다. 이러한 사실의 밑바탕에는 관광산업의 발달이 있다. 제주도는 2008년부터 에어부산, 제주항공 등 저가항공사 5개 사의 취항으로, 대규모 택지와 관광시설의 급격한 개발을 겪었다. 이에, 2008~2012년과 비교하여 2013~2017년 신축 건축물은 2.5배 증가하였고, 같은 기간 동안 철거물은 무려 11배 증가했다.

관광지로서 성장해가면서 폐기물 증가라는 뼈아픈 성장통을 맞이한 것이다. 하지만, 이 성장통은 절대 자연스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버투어리즘과 대응 방안

오버투어리즘은 수용력을 넘어서는 관광객의 유입으로 관광지역 주민들의 삶을 침범하는 현상을 말하며, 세계 유명 관광지들이 갖게 되는 문제점이다.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이 침해되고, 관광지역의 환경적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다. 제주도의 쓰레기 처리 문제 역시 오버투어리즘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대응 방안을 시행 중인데,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본토와 연결된 다리에 회전문 검문소를 설치하여 도시 일일 입장 관광객 수를 조절하며, 초과 시 접근을 제한한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역시 유명관광지의 관광객 수와 입장 시간을 규제하고 있으며, 일부 장소에 대해 단체관광객의 입장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호텔 숙박 및 아파트 임대 시 관광세를 부과하는 정책도 시행 중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경우,시내 호텔 신축을 금지하고 있다. 제주도는 오버투어리즘 대응 방안으로서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는 숙박시설과 렌터카에 관광세를 부과하여 관광객에게 폐기물, 하수 등의 환경오
염에 대한 처리 비용을 부담시키는 제도이다.

한편, 제도적 장치 외에도 친환경 사업이 폐기물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 ‘에코제주 프로젝트’는 SKT, 스타벅스, 행복커넥트, CJ대한통운의 참여로 이루어진 제주지역 내 다회용컵 사용 활성화 프로세스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이다.

[자료 4. 에코제주 프로젝트 시범운영 체계도]출처 : SKT Insight

해당 프로젝트에서 행복커넥트가 스타벅스 매장에 다회용컵을 비치하고, 사용한 컵은 스타벅스 매장이나 제주공항 내 무인 반납기를 통해 회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4개 시범매장에서 시작되어 타 커피전문점까지 확대될 예정이며, 도내 스타벅스 전 매장에서 다회용컵 사용이 확대되면 연간 5백만 개의 일회용컵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향후 다회용컵 회수와 재배치에 있어 전기 배송차를 투입해 친환경 물류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제주 매장 한정 메뉴 등의 이유로 제주 내 스타벅스를 찾는 관광객이 많다는 점에서, 해당 프로젝트 시행은 큰 의의가 있다. 다회용컵 사용 활성화는 일상생활 속 개인컵 사용의 습관화를 통해 폐기물 감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속 가능한 제주

많은 관광지가 그렇듯, 관광산업의 성장과 지역환경 보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굉장한 딜레마이다. 세계적인 휴양지 중 하나인 필리핀의 보라카이섬은 관광 수용 능력을 초과하는 관광객 유입으로 환경 생태계가 파괴되었고, 결국 섬을 전면 폐쇄하는 극단적인 조치가 취해졌으며, 이로 인해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 관광지의 환경문제는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제주 제2공항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제주도의 관광 수용 능력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원순환시행계획’에 따르면 제2공항 건설사업의 추진은 3층 규모의 건물 1500 채를 지을 때와 맞먹는 수준의 폐기물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되었다. 제주도는 제2공항 설립에 앞서, 현재의 폐기물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제주도의 쓰레기 문제는 매립장이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을 넘어서는 폐기물이 발생하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신규 매립장과 소각장을 운영하여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폐기물 발생 자체를 줄이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제2공항으로 인해 증가할 유입 인구와 관광객을 적정하게 관리할수 있는 수요관리 정책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제주를 만들기 위해 더욱 신중한 선택이 내려져야 할 때이다.

 

R.E.F 19기 최 혜 연
stib1249@gmail.com

R.E.F 19기 최 혜 연  stib12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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