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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5 탈석탄 제로', 엇갈린 의견과 마주한 정부의 현실

[ 본격적인 실행의 문턱으로 올라서고 있는 그린뉴딜, 이에 반응하는 ‘탈석탄’ ]

“그린뉴딜이 화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2020년 5월 12일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입에서 그린뉴딜이라는 말을 꺼냈다. 이후, 20일 브리핑에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그린뉴딜은 우리가 가야 할 길임이 분명하다”고 전하며 “그린뉴딜을 기존 한국판 뉴딜 사업에 포함하라”고 지시했다.

문대통령의 언급 이후, ‘그린뉴딜’은 여러 기사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린뉴딜과 관련한 각종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이 각광 받게 되고, 지자체에서도 재생에너지
사업을 펼치며 ‘그린뉴딜’ 이름표를 달기 위해 노력했다. 그린뉴딜과 더불어 같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태양광과 풍력이다. 정부는 오는 2040년까지 태양광과 풍력의 비중을 현재
7~8%수준에서 30~35%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올해 태양광, 풍력 기업의 주가는 2배로 급등했으며 건물에 태양광 사업, 지방 해상풍력단지에 풍력사업을 진행하며 그린뉴딜의 ‘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렇듯 그린뉴딜은 대통령의 언급 이후 빠른 속도로 국내 전반에 스며들고 있다. 그린뉴딜은 이제 급부상을 넘어서, 앞으로의 시대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았다. 그렇다면 한국의 ‘그
린뉴딜’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시각은 어떠할까? 가디언즈 오브클라이밋, 기후결의, 기후변화청년단체 GEYK, 기후변화청년 모임 빅 웨이브, 문화연대 ‘스틸얼라이브’, 성공회대 공기네트

[자료 1. 국내 태양광•풍력 관련 주요 기업 주가 등락률(왼)/ 해상풍력단지에 풍력 발전을 개시하는 모습(오)]출처: 연합뉴스/투데이에너지

워크, 청년기후긴급행동 등 청년단체들은 지난 2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탈석탄 그린뉴딜’을 촉구했다. 청년들은 그린뉴딜의 초점을 ‘탈석탄’에 맞추고 있었다. 그린뉴딜의 핵심은 기후위기를 막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 1.5℃ 온도상승 목표를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져 있다. 이 때, ‘탈석탄’은 목표를 수립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이들은 “그린뉴딜은 기존의 사회·경제 체제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계획이지만 정부는 노동 안정성과 청년들이 유입되는 것에 대한 고려 없이 단
순히 환경사업과 일자리 수만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그린뉴딜은 기존의 소비 행태에서 벗어나 탄소배출 제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체제 전환을 모색하는 정책적 통로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제시한 '2045년까지의 탈석탄 제로’ ]

재생에너지 사업을 늘리기에 급급했던 정부가 방향을 전환해 탈석탄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는 11월 2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향후 30년 동안의 ‘국민정책제안’ 내용을 발표했다.

이 정책과 관련하여 ‘석탄발전 관련 권고’를 제시했는데,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석탄발전(2019년 전체 발전량의 40.4%)을 2045년 또는 그 이전까지 0(제로)으로 감축하되,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2040년 이전으로 앞당기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실행방안으로써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최적의 국가전원믹스를 구성하기로 했으며, 석탄발전증가 및 전력소비 왜곡을 유발하는 현행 전기요금체계를 개선해 전기요금에 환경비용(50% 이상)과 연료비 변동을 반영하되, 환경비용은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반영하며 급격한 전기요금 변동을 막기 위한소비자 보호장치를 함께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 '2045년은 너무 늦다'. 2030년을 목표로 하는 환경운동연합]

하지만 환경운동연합의 생각은 달랐다. 위원회의 이날 발표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2045년 탈석탄권고가 너무 늦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속가능발전을 향한 탄소중립 녹색경제·사회로의 전환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석탄발전 퇴출 시점을 2030년까지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2045년은 탄소중립 사회를 이끌어나가기에는 너무 뒤쳐진 시점이라는 것이다. 만약 “2045년까지 석탄발전을 퇴출하더라도 현재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의 가동년수는 20~25년으로 떨어져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므로 건설 중인 삼척, 강릉 등 신규
석탄발전소 사업을 이제라도 백지화하고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탈석탄대처방안을 마련할 것을 언급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그린뉴딜’이라는 정책을 마주하게 되면서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증대와 관련 기업들의 성장이라는 좋은 성과도 거둬내고 있지만, 탈석탄과 같은 상반된 생각으로 인해 갈등이 일어나는 등 아직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수두룩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탈석탄’에 대한 국가기후환경회의와 환경운동연합의 관점을 중심으로 자세히 살펴보고, 정부의 ‘탈석탄 정책’에 대한 현재의 상황은 어떠한지 집중적으로 다루도록 하겠다.

 

[국가기후환경회의의 ‘중장기 국민정책제안’]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기후환경회의는 2019년 4월 공식 출범한 대통령 직속 범국가기구로, 정식 명칭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이다. 환경문제를 염두해 만들어진 최초의 범국가적인 기구로 2019년 9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등 미세먼지 단기대책을 포함한 1차 국민정책제안을 내놓은 바 있고, 상당수 제안이 정책으로 채택됐다.
그리고 올해 11월 23일 발표된 2차 ‘중장기 국민 정책제안’에는 2019년 기준 전체 발전량의 40.4%를 차지하는 석탄발전을 2045년까지 0%로 감축하고 전기요금에 ‘환경비용’을 50% 이상 반영하자는 내용들이 포함되었다.

[원전과 천연가스를 활용하는 국가전원믹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탈석탄’을 향해 가기 위해선 정부가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원믹스를 구성하되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보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석탄발전을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원으로 규정하고, 배출 규모를 2045년 또는 그 이전까지 ‘0’으로 감축하자는 것이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해 이를 2040년 이전으로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자료 2. 독일 에센바의 근천 원전에서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활용한 에너지 믹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높이는 광경] 출처: 연합뉴스

안병옥 국가기후환경회의 운영위원장은 “탈석탄을 하면 석탄발전소에서 공급하던 전력을 다른 곳에서 공급해야 하는데 시기별로 에너지원의 발전 단가와 사회적 수용성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원전과 관련된 정부 정책이 있지만 이를 고정불변의 것으로 놓고 2050년 탄소중립을 얘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그러면서 “원전도 다양한 대안 중 하나로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은 현재 전체 전력의 30%를 담당하는 원전 비중을 2030년까지 18%로 낮추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공약과 배치된다. 다만 안 위원장은 “(미래에는) 그린수소, 탄소포집저장활용기술(CCUS) 등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대체에너지가 다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탈석탄 ‘0’를 달성하기 위해선 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을 65~80%까지 상향해야 하는데 이를 실행할 구체적인 로드맵은 없는 상황이다.

 

[환경비용 반영, 전기요금 월 7700원 인상]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전력 수요 조정을 위해 2030년까지 전기요금에 전기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 등으로 인한 ‘환경비용’을 50% 이상 반영하자는 구체적 요금안을 내놓았다. 50%를 반영하면 월 전기요금이 5만원인 가구는 매년 월 770원씩 오른 전기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2030년에는 월 7700원이 인상되는 것이다.

현재 대기오염으로 인한 환경피해, 그로 인한 건강피해, 온실가스 발생으로 인한 기후변화 영향 등의 비용이 포함되지 않아 석탄발전이 가격적 이점을 갖게 되고, 그에 따라 발전과정에서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환경비용, 연료비 변동을 반영한 요금체계를 만들고 환경비용을 반영한 전기요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전환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전기요금 개편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공급 구조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전기요금체계 개편을 통해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 수준도 합리적 수준으로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이번 주 정부에 정책 제안을 전달하고 내년까지 정부가 정책 제안을 반영해 구체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 환경운동단체들 曰, “탈석탄 목표년도는 2030 년이 적절” ]

[자료 3. 환경단체 ‘석탄을 넘어서’가 탈석탄의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출처: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

총 22개의 국내 환경운동단체들로 구성된 탈석탄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 측은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반기문 총장이 탈석탄 목표년도를 2050년으로 제시한 것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유엔 기후 변화 회의에서 채택되었던 파리 협정 조약에 따라 선진국들은 2030년 이전까지, 개발도상국들은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종료해야 할 의무가 있다.

유럽의 기후 연구기관 ‘클라이밋 애널리틱스’는 한국은 파리 협정 조약을 이행하기 위해 2029년까지 석탄발전을 종료해야 할 것이라 권고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초부터 시작된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는 선진국에게 주어진 기준인 ‘2030년’ 혹은 연구기관이 제시한 ‘2029년’에 대한 논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석탄을 넘어서’ 측은 회의에서 제시된 ‘탈석탄 2050년’에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국가적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분노했다.

게다가 환경단체 측은 전력수급기본 계획에서 약 2054년쯤에는 석탄발전소가 자연히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2050년이라는 탈석탄 기준에는 현 에너지 산업의 동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하락하는 그리드 패리티, 환경과 안전성을 고려한 원전·석탄의 가동 제한 등을 고려한다면, 2030년을 넘어서면서 석탄발전의 가동률은 자연스레 낮아질 것이고 석탄발전소를 줄이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건설중인 석탄발전소의 가동률은 2030년에는 62%, 2040년에는 25%로 급격히 줄다가, 2050년 1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듯 석탄발전의 종료시기를 2030년 전후로 잡는 것이 적절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많음에도 국가기후환경회의가 2050년까지 탈석탄의 기한을 길게 잡는 것은 적절치 못한 판단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 시민참여를 통한 국민정책제안? 과연 충분한 선택권이 있었는지 논란 ]

현재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시민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하여 공론화 과정을 거쳐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4가지 분야(비전·전략, 기후·대기, 수송, 발전)와 관련된 8개의 정책 과제에 대하여 국민참여단과 토론을 진행한 후 최종 정책 방안을 결정한다. 그런데 지난 10월 8일에 진행된 기후환경회의에서 석탄발전 퇴출연도를 계획하는 과정에서 퇴출연도 후보를 2040년, 2045년,2050년 이 세가지로만 한정하여 제시하였다는 점이 문제가 되었다. 앞서 언급한 내용대로, 환경 단체 ‘석탄을 넘어서’ 측은 탈석탄 퇴출기한은 2030년이 적절하다 제시하였고, 회의에 참석했던 국민정책참여단의 참여자들 또한 대다수가 2030년 이전에 석
탄발전을 끝내고 보다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룰 것에 찬성하였다. 회의에 참여한 국민정책참여단 대부분은 탈석탄 퇴출연도를 2030년 혹은 가능하다면 조금 더 이른 시기일수록 적절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지만, 이들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채로 회의가 진행되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탈석탄 기준 2050은 시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10월 24일부터 진행되었던 종합토론회에서 환경단체들이 주장한 “탈석탄 2030”은 여전히 고려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였다.

게다가 국가기후환경회의의 공론화 및 종합토론회는 공론화 과정에서 국민정책참여단에 의견을 물어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 했지만, 애초부터 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정보와 그에 따른 선택지가 미리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에 따라 정책 회의가 흘러가게 된다는 관행이 존재하고 있다. 국민의 의견이 자유롭게 반영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것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인 ‘기후위기 비상행동’과 ‘석탄을 넘어서’는 국가기후환경회의 측이 해당 논의와 관련된 정보들을 공유하지 않는다며 불투명한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해 지적했지만 논란은 시정되지않았다. 이처럼 탈석탄 정책에 대한 의견대립이 고조되는 가운데, 탈석탄의 행보는 어떻게 진행돼가고 있을까?

 

[9차 전력수급계획에 ‘더 센’ 탈석탄 들어간다]

올해 말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정부의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최종안에 지난 5월 발표된 초안보다 강화된 '탈석탄' 계획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9차 전력계획 총괄분과위원회 유승훈 위원장은 "지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설비용량 마련 2대 원칙이 원전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것이었다면, 9차 전력계획의 2대 원칙은 석탄을 줄이고 액화천연가스(LNG)를 늘리는 것"이라며 "조만간 발표될 9차 전력계획 최종안은 초안보다 석탄을 더 줄이는 방향으로 수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건설 중인 신규 석탄발전소 7기는 예정대로 건설하되 오는 2034년까지 현재 가동중인 석탄발전소 60기 중 30기를 폐쇄하고, 폐쇄 대상 30기 중 20기는 LNG로 연료를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탈석탄 강화에 맞춰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학계 일부에서는 9차 전력계획이 초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의 한 대학교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법에 따라 전력수급 안정성과 경제성 고려가 최우선"이라며 "9차 전력계획은 LNG와 신재생 위주의 고비용 전력 확대를 꾀하고 있으나, 그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폭과 국민경제 부담액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지난 2년간 드러난 8차 전력계획의 최대전력 과소예측 문제, 수요관리 부실 문제 등에 시정내용이 9차 전력계획에 포함돼야 하며, 도시 미세먼지증가를 유발하는 LNG 발전의 무분별한 확대를 지양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도 "폐쇄 대상 석탄발전소를 LNG 발전으로 전환하는 것은 '저탄소 사회'로 전환에 맞지 않다"라며 "석탄발전 폐쇄 규모를 확대하고 LNG로 대체가 아닌 재생에너지로의 대체를 기조로한 '발전 믹스'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라며 다른 시각에서 9차 전력계획을 비판했다.

 

[ 원전도 폐쇄, 석탄발전도 폐쇄? 재생에너지로 감당 가능할까 ]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에 전 세계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도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동참했다. 내년도예산안 시정연설에서는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석탄발전을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대체하겠다”라고 공언했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석탄발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인다는 내용이다.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주요 지자체들도 탈석탄 행보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서울, 경기, 충남은 탈석탄 동맹에 가입했으며, 인천도 지난 11월 26일 4번째에 이어 탈석탄 동맹에 가입했다. 탈석탄 동맹은 세계 34개 국가를 포함하여 111개 회원 단체를 두었으며 지속적인 석탄 사용에너지 발전을 탈피하고자 노력하는 국제단체다. 또한 충청남도에서 시작된 ‘탈석탄 금고’ 정책에도 56개 지자체·교육청이 참가하기로 했다. 탈석탄 금고 정책은 지자체의 금고 운용을 맡을 금융기관 선정 평가 항목에 석탄발전 투자 여부를 넣어 금융기관의 석탄화력발전 등
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토록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탈원전을 적극 추진 중인 정부가 탈석탄까지 실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에너지 공급 구조상 탈원전·탈석탄을 동시에 진행하면 에너지 대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석탄발전 비중을 2020년 27.1%에서 2034년 14.9%로 줄이고, 원전 역시 2020년 19.2%에서 9.9%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른 전력 공백을 재생에너지로 채운다는 것이지만 전기료 인상이라는 국민 부담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천차만별이기에 우리나라의 지리적 여건상 태양광,풍력에만 의존해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견이다.

 

[ ‘2050년 탈석탄’. 우려되고 있는 현실 속 나아가야 할 우리의 방향 ]

현재의 탈원전·탈석탄 동시 추진은 에너지 문제뿐 아니라 일자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시되고 있다. 현재 석탄발전소에서 일하는 발전노동자의 고용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경영계 역시 제조업 위주인 산업구조에 급박한 탄소제로 정책은 기업에 부담이 될 수있다는 우려의반응이다. 온실가스 저감 기술이 크게발전하지 않는 이상 정부의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오정근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등장하면서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인 아젠다로 떠올랐으며, 탄소중립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은 맞지만 현재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대안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탈원전과 탈석탄을 동시에 진행함으로 LNG 발전을 높이겠다는 계산이지만, LNG에서 많은 탄소가 발생해 정책의 모순이 발생할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데 탈원전과 탈석탄이 동시에 진행되면 이를 뒷받침할 수 없으며, 대안인 신재생에너지로 인해 전력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탈석탄 정책에 앞다투어 동참하여 하루라도 빨리 ‘한국 탈석탄’의 타이틀을 얻고 싶어 하지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사실상, 우려되고 있는 부분이 더욱 많은 것이 현실이다. 탈석탄 기조에는 물론 동의하는 바이지만, 불투명한 전력 공급, 제조업 위주의 산업, 국민 부담 등이 탈석탄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45년, 2030년과 같은 ‘숫자’의 의미도 목표를 수립하는 데 있어 중요하지만, 숫자보다도 가로막고 있는 ‘현실’에 초점을 두어 생각하는 것이 더욱 필요해보인다. 세계적인 행보인 탈석탄에 기준을 맞추는 것. 하지만 그 기준을 향해 따라가는 것은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 정책과 더불어 이에 대응할 방안 또한 같이 수립해야 경제와 국민이 튼튼하게 뒷받침이 되어 줄 진정한 의미의 ‘탈석탄’이 이루
어질 것이다.

 

R.E.F 16기 이 지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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