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신재생에너지기자단
버려진 태양광 패널, 처리는 ‘나몰라라’

현재 기후변화 대응과 기술 발전으로 인한 비용 하락으로 태양광 발전의 수요량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 설치’에 급급한 탓에 사용 후의 폐기 과정에는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설치가 늘어난 태양광 패널의 교체 시기가 다가오기 때문에 폐패널 문제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태양광 패널의 수명은 대략 15년에서
25년이다. 또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후 방치하거나 관리하지 않으면 연간 0.9 %의 전력 효율이 감소한다. 특히 태양광은 발전 효율이 평균 15%에 불과하므로 체감 효율 감소는 더 클 것이다. 이를 대비하여 전문가들은 1년에 2회 태양광 패널을 고압 세척할 것을 권장한다. 또한 과열을 막기 위해 더운 날에는 태양광 패널에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물을 뿌려주고, 주기적으로 전류 검사도 시행해야 한다. 이렇게 잘 관리해도 10년가량 사용하면 발전효율이 매우 낮아진다. 결론적으로 효율이 떨어진 태양광 패널은 방치되거나 재활용(파쇄하여 원재료를 분리해 활용)의 방식으로 처리하게 된다.

[자료 1. 붕괴된 태양광 폐패널이 방치된 현장]출처: TV조선

다행히도 태양광 폐패널 발생량은 올해 기준 약 200t 정도로 그리 많은 양은 아니지만, 그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2018년 5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태양광 폐패널의 관리 실태조사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는 폐패널 배출량이 작년에는 198t으로 추정되었다. 하지만 2021년에는 배출량이 805t, 2023년 9,665t, 2030년 2만 935t, 2045년엔 17만 6,217t까지 큰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부의 ‘태양광 폐패널 70% 재사용’을 전제로 정부는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태양광재활용센터를 짓고 있다. 재활용센터에서 태양광 폐패널의 처리가 가능할 거라고 관측한 것이다. 그러나 예상되는 연간 처리량은 3,600t 수준에 불과하며, 태양광 패널의 수명이 다하면 발전 효율은 급격히 감소하므로 재사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예측한 태양광 폐패널의 발생량의 급격한 증가세와 위의 언급한 것들을 근거로 한다면, 우리는 태양광 폐패널의 행방을 회고하고 태양광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버려진 태양광 패널,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태양광 폐패널 처리의 현주소]

1) 처리 업체 수 현저히 부족
정부와 태양광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태양광 폐패널을 수집하여 ‘재활용’하는 곳은 충북 진천 소재 민간 업체 A사 한곳에 불과하다. 전국에서 발생하는 태양광 폐패널 처리를 단 한 곳의 업체가 도맡는 것이다. 올해 태양광 폐패널 발생량은 약 200t 정도로 아직은 그리 많지 않다. 문제는 앞으로다. 폐패널 배출 추정량을 보면 2023년 9,665t, 2028년 16,245t등 갑자기 껑충 뛰는 수에 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폐패널 처리 능력은 A사의 연간 처리량인 1,000톤이 전부다. 이 업체는 올해 말까지 증설을 통해 처리량을 3,600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진천에 연간 처리량 3,600톤 규모의 ‘국가 태양광 재활용센터’를 짓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에 따르면 2022년 중반까지 또 다른 민간 업체가 2,500톤 규모의 센터를 추가 건립할 예정이어서 폐패널을 처리할 수 있는 양은 총 합해서 연간 9,700톤이 될 예정이다.

하지만 앞서 보았듯이, 태양광 폐패널 발생량은 불과 3년 뒤인 2023년에는 1만 톤에 가까운 수준으로 급증할 것이며, 앞으로는 1만 톤이 훌쩍 넘는 수준이 예상되기에 아직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따라서 민간 전문 처리 업체의 역할이 절실한 시점이다. 현재 국내에서 폐패널 재활용 기술을 가진 곳은 위 민간 업체를 포함해 단 3곳뿐인데, 대부분 기술 개발 단계이고 실적을 내는 곳은 언급했던 A사 한곳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재활용 실적은 14t 가량이며, 기술적으로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도기’라고 한다.

 

2) 폐패널의 매립

지난 8월 12일 이번 집중호우로 발생한 태양광 관련 피해는 총 20건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산림청 등 관계 부처는 구체적인 피해 규모 파악에 착수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일부 사업주들이 호우로 처치 곤란해진 폐패널을 그대로 땅에 묻는 등 무단으로 처분할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실제로 재사용이 불가능한 태양광 폐패널은 건설 폐기물로 매립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폐패널에는 중금속인 납이 포함돼 있어 그대로 땅에 묻을 경우 토양은 물론 수질까지오염시켜 인체에 악영향을 줄 위험성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탈원전·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골자로 한 에너지 전환이 친환경 정책이라고 강조하지만, 사실상 독성 물질을 포함한 발전설비 처리에는 관심이 덜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그 많은 폐패널의 행방은?

현재 태양광 패널 수거·재활용업체가 미비한 상황에 매립을 제외하고 그 많은 태양광 패널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보고서대로라면 올해까지 폐패널 누적 발생량은 428t이기에 폐패널들의 행방이 궁금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확히 알 길은 없다. 국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윤상직(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누적 추정량 428t 중 실제 처리가 확인된 건 환경부의 폐기물 처리 시스템인 '올바로시스템'에 등록된 31.9t이 전부다.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사라진 패널들은 충격적이게도 일부 사업자들에 의해 아프리카로 보내지고 있었다. '기부' 혹은 '할인'이란 명목으로 말이다. 전언에 따르면 '기부받은 자'들은 몹시도 불쾌해했다고 한다. 선의로 포장해 처치 불가능한 쓰레기를 투척한 걸 그
들이라고 왜 몰랐겠는가. 한 교수는 "윤리적으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국내 태양광 설비는 사용 후 처리 규정이 미흡한 상황이다. '폐기물관리법'에 폐패널 처리 관련 규정이 있긴 하지만, 5t 미만의 폐패널은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지자체가 관리하는데 신고 의무는 없다. 폐패널 통계관리에 구멍이 뚫린 이유이다. 그 때문에 폐패널은 그대로 방치되거나 매립되고 있으며, 위 사례처럼 개발도상국으로 '기증'되거나 싼값에 팔려나가기도 한다. 그야말로 '사각지대'다.

 

4) 정부의 대처
뒤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도 부랴부랴 움직이기 시작했다. 2022년까지 태양광 폐패널 ‘회수·보관 체계’와 ‘재활용 기반’을 마련하고, 2023년에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RP)’를 시행하기로 했다.

*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RP) : 태양광 패널 ‘생산자’가 태양광 폐패널의 일정 부분을 재활용하도록 의무를 지우는 것 이에 따라 수도권·충청·영남·호남권에 폐패널 ‘중 간수거센터’ 4곳이 내년 6월 완공될 예정이고, 충북 진천에는 태양광 ‘재활용센터’가 총사업비 190억 원을 들여 내년 하반기까지 지어질 예정이다(정부의 ‘태양광 재활용센터구축 기반조성’ 사업). 그전까지 각 태양광 업체들은 단 한 곳뿐인 재활용 민간 업체 A사까지 운반비를 들여 폐패널을 옮겨야 하며, 당장 이번에 산사태로 파손된 폐패널 역시 이런 식으로 진천에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5) 폐패널 재활용 돈 될까?
문제는 경제성이 충분한가이다. 우리나라는 대량의 폐패널을 매립할 만한 조건도 되지 않는 데다, 환경오염 물질 때문에 이를 방치해서도 안 된다. 재활용 말고는 뾰족한 대안은 없다. 그렇다면 재활용 할 경우 돈은 얼마나 들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 통신위원회 최연혜(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위 분석을 국내에 그대로 적용한 결과, 2045년까지 발생하는 폐패널 누적 발생량 155만 t을 재활용하는데 발생하는 비용은 6조 535억 원, 이로 인한 편익은 1조482억 원으로 추정된다. 즉 5조 원이 고스란히 재활용에 들어가는 셈이다.

폐패널 재활용을 경제성의 관점에서만 봐서는 안된다는 견해도 있다. 환경적 측면에서 폐기물 처리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엔 사회적 비용이 너무나도 크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셈이다. 애초에 태양광 발전 도입 단계에서부터 이를 고려해 설계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정한 지속 가능 에너지가 되기 위하여]

태양광 에너지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2000년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폐패널의 실태를 몰랐던 것일까? 전문가들은 애초 태양광을 도입했던 20년 전부터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보다 20년 앞서 태양광 발전을 시작했던 독일에서는 이미 ERP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WEEE 지침에 따라 태양광 패널은 전자 폐기물로 분류되어 엄격한 규제 하에서 폐패널의 85%를 회수해야 하고 그중 80%는 재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태양광 패널 보급에만 집중하였던 지난날에 대하여 책임감 있는 대처를 해야 할 것이다. 2023년부터 시행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RP)’에 대한 관심에 더불어 폐패널 처리 업체 부족에 대한 민간인의 협력에 대하여 다시 한번 고려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자료 2. 에너지연이 개발한 태양광 폐패널 분리기]출처: 전자신문

또한 지난 9월 1일 한국에너지연에서 ‘우수해진 폐패널 재활용 기술’(상온에서 스크레이퍼 활용/비파쇄 방식)을 발표했다. 에너지 소모량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 성공한 이 기술을 바탕으로 경제성이 폐패널 재활용의 발목을 붙잡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폐패널에 대한 문제점이 있다고 해서 태양광 발전을 멈추자는 것은 아니다. 그럴 수도 없을뿐더러 그래서는 안된다. 다만, 태양광 패널 증가로 인해 파생 될 결과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머지않아 증가할 폐패널에 대한 처리 사항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폐패널 처리에 대한 해결이 이루어지고 난 뒤에 수요를 확대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생산-설치-재활용을 통합적으로 아우르는 전(全) 과정적인 사고에 입각하여 태양광발전을 바라보아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계속된다면 태양광 에너지는 ‘진정한’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거듭날 것이다.

 

R.E.F 17기 이 유 림
yulimee12@gmail.com

R.E.F 17기 김 희 진
heejin3458@gmail.com

R.E.F 18기 오 연 지
dpthf001107@gmail.com

R.E.F 17기 이유림  yulimee12@gmail.com

<저작권자 © 에너지설비관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