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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잡아먹는 데이터센터, 버려지는 열을 활용하다

데이터 센터란?

데이터센터란 검색, 클라우드, 온라인 게임, VOD, 소셜네트워크(SNS)로 주고받는 메시지와 자료 등 각종 온라인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송하는 시설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영상을 클릭하
면 데이터센터에 저장되어 있던 영상이 실시간으로 전송돼 재생되는 것이다.

넷플릭스 같은 VOD 스트리밍 사이트는 물론 구글,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IT기업부터 국내 통신사, 포털사이트까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구글은 무려 18개의 데이터센터를 세계 곳곳에 가지고 있다. 이 데이터센터는 24시간 365일 가동되면서 대규모 전력을 소비한다. 사실 데이터를 보관하고 전송하는 것에도 전력이 소비되지만, 이보다 더 많은 전력이 냉방에 사용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내 장비들은 작동하면서 엄청난 열기를 내뿜는데, 장비들은 정작 열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장비는 필수이다. 냉각에 드는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페이스북은 북극과 가까운 스웨덴 루레아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했고, 마이크로소프트
는 데이터센터를 바다에 넣기도 하였다. 네이버의 경우 평균 기온이 가장 낮은 강원도 춘천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였다.

온도가 낮은 곳에 데이터센터를 지어 자연 냉방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이처럼 데이터센터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전력량을 줄이고 있지만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서 소모하는 전력량은 엄청나다.

그린피스는 2020년 세계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량을 연간 1조9730억㎾h로 추산했다. 이는 우리나라 1년 전기 사용량의 4배에 달하는 양이다. 세계적으로 온라인 데이터 사용량은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데이터센터 증설과 규모 확대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작년 11월 넷플릭스의 라이벌로 떠오른 디즈니+ 서비스는 시작 직후 몇 시간 만에 사용자들의 접속이 폭증하면서 데이터센터 서버가 다운됐다. 또한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여 데이터센터 서버 증설을 요구하고 있다. 온라인 데이터 사용량과 디즈니+, 애플TV 등 넷플릭스를 위협하는 새로운 OTT 업체의 등장은 2020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에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 개선방안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는 IT 장비와 냉방에서 발생한다. 일반적인 데이터센터의 에너지소비는 냉방 50%, IT 장비 35%, 손실 15%라고 한다. 따라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효율적인 냉방 방식으로의 전환과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냉난방에 재활용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이 가운데 데이터센터 폐열은 최근 들어 새로운 열에너지로서 각광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정보통신(ICT) 산업의 빠른 성장에 따라 해당 부문의 에너지 소비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ICT 산업의 강대국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앞으로도 빠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ICT 성장과 함께 동반되는 데이터의 유통량 급증은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센터의 공급 확대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데이터센터 폐열의 활용을 고민할 시기이다.

데이터센터의 폐열을 이용하는 방식은 이러하다. 흡수식 냉동기를 이용해 폐열을 다시 데이터센터의 냉방에 활용할 수도 있고, 지역난방 네트워크를 통해 인근 상업 건물 및 주택에 난방을 공급할 수 있다. 지역난방은 난방방식 중 하나이며 난방에는 지역난방, 개별난방, 중앙난방이 있다. 지역난방은 물을 이용하는 원리라서 물을 데우는 열 생산 시설(열병합발전소, 쓰레기소각장 등)이 있고, 여기서 데운 물은 도로에 묻힌 이중보온관을 통해 아파트나 빌딩의 기계실로 공급된다.

데이터센터는 회수한 폐열을 열 생산 시설에 전달한다. 폐열은 히트펌프로 한 번 더 가열하여 인근 건물로 공급된다. 데이터센터와 지역냉난방을 결합하는 사업 모델은 다양한 국가에서 시도되고 있다.

해외 데이터센터의 폐열 활용 사례

지역냉난방용 열원으로 데이터센터의 폐열을 활용하는 사례는 최근 들어 다양한 국가에서 목격되고 있다. 지역난방 보급이 비교적 활성화되어 있는 유럽에서 주로 다양한 사례들을 목격할 수 있으며 미국과 중국에서도 적극적인 실증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1) 미국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의 에너지시스템통합시설(ESIF) 건물 내에는 데이터센터와 실험실 및 사무실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실험실과 사무실 등 건물 내에 난방열로 공급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폐열은 35℃로 난방 온수 시스템으로 이용하고 있다. 또한 초대형 유통기업인 아마존(Amazon)은 시애틀 시의 중심가에 캠퍼스 건물들을 건설하고 있는데, 데이터센터들이 운집해 있는 인근 웨스틴 빌딩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이곳의 난방 에너지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폐열을 회수하는 방식은 비교적 간단하다. 웨스틴 빌딩의 PVC 배관을 순환하는 물을 통해 폐열이 회수되어 지하 배관을 통해 캠퍼스로 이동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여러 개의 열 교환기들과 5개의 열회수냉각장치를 거치게 되며 온수의 온도는 18℃에서 54℃까지 상승해 캠퍼스 건물의 난방 시스템으로 최종 유입된다.

2) 중국
중국의 후허하오터 시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는 폐열을 데이터센터 내 사무실의 냉난방 에너지로 다시 활용한다. 또한 냉방 시 발생하는 2차 폐열은 저온수로 회수되어 히트펌프로 다시 가열해 54℃의 온수로 전환하여 지역난방 시스템에 공급하게 된다. 이를 통해 해당 데이터센터는 난방 연료 소비를 절감했을 뿐 아니라 2016년을 기준으로 연간 10% 정도의 전력소비를 줄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3) 스웨덴
2017년에 스톡홀름 시는 Kista 지구에 데이터파크를 건립했다. 이는 지역냉난방 회사tockholm
Exergi, 전력 기업인 Ellevio, ICT 기업인 Stokab 와의 파트너쉽을 통해 이뤄진 것이다. 여기서 발생되는 데이터센터 폐열은 지역냉난방 회사 Stockholm Exergi에 공급되고 이는 지역난방 열원으로 활용한다.

스톡홀름 시는 2018년에도 두 곳에 추가로 데이터 파크를 건설하였고, Väsby 지역에도 데이터파크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Digiplex 사의 데이터센터는 1만여 가구에 지역난방을 공급하기 위한 폐열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기존의 데이터센터에 간접 공기 냉각 솔루션을 갖춘 폐열 회수 프로그램을 적용할 예정이며, 스톡홀름시 열 수요의 10%를 데이터센터 폐열을 활용해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Bahnhof 사는 스톡홀름에서 3개의 데이터센터(Pionen, Thule, St Erik)를 운영하고 있으며, 모두 Stockholm Exergi의 지역난방 네트워크에 폐열을 공급한다. 이들 데이터센터에서 회수되는 폐열은 일반적으로 68°C 이상의 온도를 나타낸다.

4) 덴마크
애플,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최근 들어 덴마크에 데이터센터의 건설을 추진 중에 있다. 이 가운데 페이스북은 오덴세 시에서 2020년에 가동할 예정으로 53,000 ㎡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연간 10만 MWh의 폐열은 지역난방 네트워크를 통해6,900 가구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핀란드, 노르웨이, 독일, 영국, 네덜란드에서도 데이터센터 폐열을 회수하여 인근 지역냉난방과 연계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현황

국내에서 폐열을 지역난방으로 이용하는 데이터 센터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2012년에 통신사업자인 K사와 집단에너지 사업자인 S사 간에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지역난방과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한 사례가 있긴 하다. 하지만 양측 간 이견차로 사업 추진이 지연되었는데, 무엇보다 폐열의 판매단가를 두고 양측의 입장 차이가 가장 컸다. 폐열을 판매하는 K 기업에서는 폐열 회수를 위한 투자비와 히트펌프 사용에 따른 전력소비 증가, 내부 수익률 등을 고려해 폐열의 판매단가를 산정했으며, 이를 구매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자는 외부 수열의 품질과 외부 수열 구매로 인해 발생하는 열병합발전의 가동률 저하 문제 등을 고려해 폐열의 단가를 제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 해외랑 다르게 폐열을 이용한 데이터센터가 부족한 데에는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매우 제한적이고, 미활용 열에너지에 관한 법령이 미흡한 점이 크다.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제14조에 따르면, 에너지절약형 시설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관한 사업에 대하여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데이터센터 폐열 사업도 이에 해당하지만 자금 지원대상은 중소기업만 해당하고, 융자지원의 형태라는 제약이 존재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해수열을 제외한 미활용 열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 분류에 포함하고 있지 않아 폐열 이용에 대해 REC나 보조금 지원 등신재생에너지에 부여되는 인센티브를 받을 수 없다.

그리고 집단에너지 공급 대상 지역 내에서 데이터 센터 폐열을 난방용으로 활용하는 것은 오직 집단에너지 사업자와 수급 계약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따라서 수익성 등의 이유로 지역냉난방 기업이 폐열거래 자체를 거부할 경우에는 데이터센터 폐열은 활용될 길이 없다. 설령 데이터센터 폐열을 인근 신축건물에 난방용으로 공급하는 것이 기술적 또는 경제적으로 가능하더라도 말이다.

 

데이터센터의 폐열 활성화 방안

데이터센터 기업과 지역냉난방 기업들이 폐열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유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몇 가지 제도 개선방안을 제시하였다. 첫 번째, 데이터센터 폐열과 같은 미활용 열에너지에도 신·재생에너지법에 준하는 지원 체계를 고려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의무화 제도에서 미활용 열에너지를 의무화 이행수단에 포함시키는 것과 REC(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처럼 미활용 열에너지에 대해서도 별도의 인증서(RHC,
Renewable Heat Certificate)를 발급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두 번째, 온실가스·에너지 감축사업에 대한 투자비 지원의 범위와 수준을 강화하는 것이다. 폐열의회수가 용이한 대형 데이터센터는 대부분 대기업에서 운영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투자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투자 보조금 지원 규모도 현재 기업 당 최대 2억 수준인 것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 복잡한 허가 절차를 없애는 것이다. 집단에너지 공급 대상 지역에서도 열 생산시설의 허가 절차 예외 대상에 신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폐열도 포함시킨다. 그리고 집단에너지 사업자가 데이터센터 폐열 구매를 거부할 시에는 인근 제한된 범위 내에서 외부 사용자에게도 난방용으로 공급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네 번째, 열요금 체계에 미활용 열에너지 활용에 대해서도 인센티브를 반영하는 것이다. 데이터센터 폐열이 전체 열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투자보수율을 높게 조정해 주는 방안이나, 데이터센터 폐열 등 미활용 열을 통해 공급되는 난방열에 대해서 도시가스 요금 인상분을 그대로 적용하도록 하여 도시가스 가격이 상승할 때 사업자의 이윤이 커질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 데이터센터 폐열을 지역난방과 연계하는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신도시를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해당 사업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해외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폐열 활용에 대한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데이터센터 폐열 이용뿐만 아니라 미활용 열에너지 지원 제도도 미비한 상황이다.

2019년 6월에 발표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는 미활용 열에너지를 활성화하는 내용이 새로이 포함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미활용 열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던터라 미활용 열에너지를 발굴하는 문제와 어떻게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활성화시킬지에 대한 세부적인 방안들을 새로 설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계획을 수립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현실에 맞서는 문제들을 개선하는 기초적인 작업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R.E.F 17기 김희진

heejin3458@gmail.com

R.E.F 17기 김희진  heejin345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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