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 해외


스위스 히트펌프 시장 분석

월간 에너지관리
2026-08-03

- 2050 탄소중립을 향한 스위스의 히트펌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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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han Renz, Pierre-Guillaume Christe, Elena-Lavinia Niederhäuser / 스위스


스위스는 수십 년에 걸쳐 히트펌프 보급 기반을 구축하며 유럽을 대표하는 히트펌프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스위스의 히트펌프 판매량은 2023년 4만3,150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4년과 2025년에는 각각 약 3만 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스위스는 2050년까지 에너지 부문의 온실가스(Net-Zero GHG)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포괄적인 법·제도 체계를 마련했으며, 이러한 정책은 국민들로부터도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국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훨씬 많은 히트펌프가 보급되어야 한다. 연간 설치량은 현재의 거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되어야 하며,특히 2000년 이전에 건설된 기존 건축물의 난방 시스템 전환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서론

히트펌프는 오랫동안 스위스 에너지 시스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해 왔다. 스위스는 화석연료 자원이 거의 없는 국가로, 1920년대부터 풍부한 수력자원을 활용한 발전 설비를 적극적으로 확충했다. 이에 따라 전기를 이용하는 히트펌프는 에너지 위기 시기에도 안정적인 난방 수단으로 주목받으며 보급 기반을 마련했다.건물 부문의 히트펌프 시장은 1990년대부터 본격적인 성장세에 들어섰고, 2023년에는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러한 시장 확대는 초기부터 시행된 품질관리 제도와 정부 보조금 정책이 뒷받침한 결과다. 

현재 신축 건물에서는 히트펌프가 사실상 표준 난방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지만, 기존 건축물에서의 보급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스위스는 지역별 기후 차이가 매우 큰 국가다. 연간난방도일(Heating Degree Days, HDD)은 루가노(해발 275m) 1,994 HDD, 다보스(해발 1,560m) 5,054 HDD, 융프라우요흐(해발 3,469m) 9,299 HDD로 큰 차이를 보이며, 이에 따라 지역별 난방 수요도 크게 달라진다.


히트펌프 보급 현황

2024년 기준 스위스에는 46만9,815대의 히트펌프가 설치되어 있으며, 전체 건축물의 약 21%가 히트펌프를 난방 시스템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부는 2050년까지 설치 대수를 150만 대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1]


스위스의 에너지 소비

2024년 스위스의 최종 에너지 소비량은 77만6,220테라줄(TJ)이었다. 2019년과 비교하면 최근 5년간 최종 에너지 소비는 7.2%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는 석유제품 소비가 12.8%, 천연가스 소비가 17.2%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다. 같은 기간 난방도일(HDD)은 6.7% 감소해, 상대적으로 온화한 기후가 난방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후 영향을 보정하더라도 화석연료 소비는 약 15% 감소한 것으로 분석돼, 에너지 효율 향상과 화석연료 대체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전력 소비는 2019년 대비 1,100TJ(0.5%) 증가하는 데 그쳐 큰 변화가 없었다. 스위스는 최근 수년간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해 인구 증가와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소비 증가를 억제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스위스의 기후변화

스위스의 평균기온은 관측이 시작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26년 기준, 스위스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71~1900년 평균)보다 약 3.0℃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보다 빠른 온난화 추세를 보여주는 것으로, 난방 부문의 탈탄소화를 더욱 가속화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정책 및 시장 동향

강력한 법·제도로 뒷받침되는 에너지 전환

스위스 에너지 정책의 근간은 1990년 연방헌법에 신설된 에너지 조항(Energy Article)이다. 이를 토대로 △에너지법(Energy Act) △CO₂법(CO₂ Act) △기후·혁신법(Climate and Innovation Act) △전력공급법(Electricity Supply Act)이 제정·개정되며, 지속가능하고 현대적인 에너지 정책의 법적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2017년에는 국민투표를 통해 개정 에너지법이 통과되면서 ‘2050 에너지 전략(Energy Strategy 2050)’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개정안은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금지하는 한편, 에너지 효율 기준을 강화하고 재생에너지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 또한 건물 에너지 정책에 대한 주(州·Cantons)의 권한을 유지하면서도 난방 부문의 전기화와 화석연료 난방의 대체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2020년 말 스위스 연방에너지청(SFOE)은 ‘Energy Perspectives 2050+’ 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50 에너지 전략을 구체화한 장기 로드맵으로, 2050년까지 안정적이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공급 체계 구축과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Net Zero) 달성을 위한 다양한 기술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스위스의 에너지 관련 법률은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개정된다. 개정 법안은 국민투표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실제로 2021년 6월에는 개정 CO2법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바 있다. 이후 수정안을 마련해 2024년 3월 의회를 통과했으며, 현재 시행 중이다.

또한 2019년 국민발의를 계기로 마련된 기후보호·혁신 및 에너지안보 강화법은 2022년 의회를 통과한 이후 국민투표에 회부됐으며, 2023년 6월 국민의 59.1% 찬성으로 최종 승인됐다. 이 법은 스위스 기후정책의 기본 틀을 마련하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단계별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법제도도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2021년 연방정부는 재생에너지 기반 안정적 전력공급법을 채택했으며, 이는 「에너지법」과 「전력공급법」개정을 통해 추진됐다. 주요 목적은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해 특히 겨울철 전력 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보급과 에너지 소비 절감에 대한 법적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이 법안은 2023년 의회를 통과한 뒤 국민투표에 부쳐졌으며, 2024년 6월 68.7%의 찬성으로 승인돼 2025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종합하면, 스위스 국민은 연방정부의 에너지·기후 정책을 전반적으로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다만 탄탄한 법적 기반과 다양한 지원제도가 마련돼 있음에도 실제 에너지 전환 속도는 정책 목표에 비해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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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에너지관리 2026년 8월호 게재